2008년 08월 16일
월드 엠브리오 (1권~4권, 미완) 집중 분석

그러나 크루노 크루세이드의 작가 모리야마 다이스케의 신작 월드 엠브리오는 무거운 내용과 함께 괜찮은 그림체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참고로 본인은 우연히 책방에서 1권과 2권을 대여해보고서 바로 푹 빠져 버려 현재까지 출간된 4권을 전부 구입하였다 -_-;;
만화책을 잘 구입하지 않는 본인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본인의 작품 선호도를 잘 알수 있을것이다;
1. 대략적인 줄거리

주인공인 아마미 리쿠는 2년 전 일어난 정체불명의 화재사건으로 자신이 좋아했던 연상의 누나, 아마네를 잃었다. 그리고 작품의 시작시점인 현재까지도 아마네 누나가 죽지 않았을거라고 믿고 '싶어하며' 그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어느날, 행방불명되었던 아마네 누나로부터 그녀의 사진이 첨부된 메일을 받게 된다. 놀랍게도 사진의 배경은 2년 전 화재 사건이 일어났던 병원의 폐허가 된 모습. 아마네 누나가 아직 살아있음을 암시하는 사진과 메세지의 "날 찾아줘"라는 문장에 이끌려 아마미 리쿠는 다시 찾기 싫었던 폐허가 된 병원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과거 입원했을 때 병실 친구이자 듬직한 형이었던 요헤이와 이상한 소녀, 레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우연이라고 치부하기 힘들 정도로 리쿠는 그곳에서 2년 전 사건의 원인이자 잔재라 할 수 있는, 괴물 '관수'들을 만나게 된다.... 도망치던 와중에 코너에 몰린 리쿠는 죽을 것을 각오했지만 눈앞에 있던 관수가 순간 재로 변하는 것과 동시에 뒤에 놓여져 있던, 빛을 발하는 고치를 보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고치에서 깨어난, 아마네 누나와 놀랍게도 닮은 꼬마 아이 네네와 리쿠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시작한다.
2. 현재까지의 감상 포인트
전작인 크루노 크루세이드와 달리 배경이 현대인데다 휴대폰 전파를 통해 감염되어 괴물이 되버린 인간 '관수'라는 독특한 설정은 월드 엠브리오라는 작품이 어떻게 전개될지 여러모로 궁금증을 안겨다 준다. 무려 2년간의 공백을 깨고 작가가 신작을 내놓은 만큼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고 스토리도 탄탄해서 기대해도 괜찮을거라는 뉘앙스를 마구 풍기고 있는중.
다만 한가지 단점이라면 주인공의 포스가 초반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매우 약하다. 스탯 자체는 뛰어나지만 기술이 서툴러서 서브 히로인 레나한테도 무참히 발리는 비운의 쥔공; 또한 연애 전선이 영 시원치 않다는 점도 여러모로 안타까운 사실 -_-
하지만 주인공은 아직도 첫사랑이었던 아마네 누나를 잊지 않고 있고 그 때문에 네네를 키워먹을 생각에 골몰해 있다보니 작품 분위기가 네네가 아니였다면 참 암울했을듯 싶다. (이 작품에서 로리 메인 히로인 네네가 분위기의 플러스 요인이라면 쥔공은 마이너스 요인에 가깝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메인 히로인 네네의 대활약과 작가의 정감가는 그림체에 힘입어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결말이 나오려면 멀었기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를 논하기엔 시기 상조이지만 4권까지 보여준 배경설정만 보아도 이 작품이 완결된다면 충분한 수작의 범주에 들 것이라 예상하는 바이다.

3. 스토리 분석
이 부분은 본인의 개인적인 주관이 많이 개입되어 있으므로 너그럽게 받아들이기를...
1) "고치"의 의미는?
고치는 누에가 나방으로 변태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쳐나가야 하는 인고의 단계를 상징한다. 다시 말해서 "고치"란 '진화', '재생', '부활' 등을 의미하는 상징물이다. 2권에 나오는 타카오의 발언을 생각해 봤을때 네네는 아마네의 숨겨둔 딸아이(...) 같은 게 아닌 아마네라는 존재의 진화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작가가 판타지성을 위해서 고치를 작품에서 그리진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관수, 그리고 그 중점에 위치한 구희라는 관수의 여왕이라는 존재는 인간의 또다른 진화형이라고 일컬을 수도 있을 것이다.
2) 아마네, 네네, 그리고 레나
아마네라는 존재는 작품에서 주인공에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을 상징한다. 이렇게 보면 네네는 '첫사랑, 혹은 과거의 사랑에 대한 미련'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반해 레나는 (비록 현재 연재분까지는 아직 사랑의 감정교류가 없었지만) '현재 진행형' 혹은 '미래의 사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만화가 작가의 전작인 크루노 크루세이드와는 달리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전형적인 성장형 시나리오를 답습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말은 결국 네네와의 이별, 그리고 과거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리쿠에게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물론 네네와의 이별이 반드시 사전적 의미에서의 결별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 네네를 자신의 가족이 아닌 아마네의 분신으로 보고 있는 리쿠가 네네를 네네로, 즉 가족으로서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 또한 과거의 극복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또 하나의 결말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비극적 결말을 작가가 채택한다면 물론 리쿠의 죽음으로 끝날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의 분위기상 주인공의 주변 인물이라면 몰라도 주인공 본인이 죽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보여진다. 특히 이 작품이 한 소년의 성장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3) 감염원과 요헤이.
감염원은 현재까지 확실치는 않지만 2년전에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아마도 실장이 언급한 인물 '카라사와'와 동일 인물일수도 있고 아니면 2년 전 화재사건 당시 실종되었던 '카자마 원장'일 가능성이 높다. 둘 중 누구이건 간에 일단 정황상 "감염원=관수 20호"인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 감염원은 리쿠와 같은 조건에 있었다. 4권 끝부분에 언급되는 구희와 숙주의 관계를 볼 때 리쿠가 네네라는 구희의 숙주이듯이 감염원 또한 2년 전, 혹은 그 전부터 존재해왔던 또 다른 구희의 숙주일 것임에 틀림없다. (리쿠가 관수화 된 뒤에도 자아를 유지할 수 있었듯이 관수 20호가 자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이러한 연유에 기인할 것이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둘의 선택은 달랐다. 관수 20호는 결국 자아를 잃고 완전하게 관수로서 각성한 반면 리쿠는 자아를 유지한채 관수가 되다만 인기 사용자가 되었다. 그리고 리쿠가 관수가 되지 않고 인간으로서 남은 것에는 요헤이의 공이 크다.
이런 배경을 생각해볼때 감염원은 관수로 대변되는 인간성의 결여, 혹은 소멸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리쿠를 구하고 죽은 요헤이는 선한 인간의 본성, 더 나아가서는 구원을 상징한다. 결과론적으로 보았을 때 감염원은 여전히 살아 있고 요헤이는 리쿠를 구한 뒤 목숨을 잃었다. 인기에 의존해서 가까스로 인간으로서 남아 있는 리쿠지만 결국 작품 종반부에 가서는 인기를 잃은 뒤 완벽한 관수, 그리고 숙주로서 각성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작가가 요헤이의 죽음을 통해 암시한 것은 아닐까?. 또한 숙주의 사전적 의미와 작품 속에서의 숙주-구희 관계를 고려해볼때 적어도 지금까지는 구희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네네 역시 리쿠가 인기를 잃고 관수가 되었을 때 현존하는 성체 구희와 같은 존재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추측을 해본다.
(그러고 보면 운명공동체라는 점에서 네네-리쿠는 크루노 크루세이드의 로제트-크루노와 비슷한 관계)
4) 타카오, 그리고 그는 어째서 인기사용자들을 증오하는 것인가?
타카오는 어째서 인기 사용자들을 증오하고 그들의 목숨을 밥먹듯이 빼앗는 것인가? 또한 민간인도 서슴없이 죽이는 그의 광기는 어디서 기인하는 것인가? 아마도 네네와 아마네의 관계 다음으로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일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막연한 추측을 해볼수 밖에 없다. 타카오가 최초로 양민들을 학살한 시점이 2년전이라는 점을 고려할때 타카오 또한 어떻게든 2년전 카자마 병원에서의 사건과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전부터 존재해 온 구희 (아직 이름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감염원에 의해 '우리 공주님'이라는 말로 지칭된 바 있다)가 타카오의 옛 연인 혹은 혈연관계에 있다는 가설이다. 고치라는 말의 상징적 의미에서 드러나듯 고치상태를 거친 인간은 구희로서 재탄생하게 된다는 것이 현재까지는 가장 유력한 추측. 그렇다면 2년전 카자마 병원에서의 "실험"은 관수라는 존재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인류의 진화라는 거창한 주제를 연구 목표로 설정한 것이 아니였을까? 또한 그 실험과정에서 연루된 존재가 타카오의 소중한 사람이었을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타카오가 네네와 아마네의 관계에 대해서 어렴풋이 짐작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네네가 아마네의 분신이라는 점) 타카오가 또 다른 구희와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또한 인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케이지를 베는 초인적인 능력도 그가 보통 인간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넌지시 내비치는 하나의 증거다. (관수의 시초인 구희, 그것도 첫번째와 연관된 인간이 보통일리는 없지 않은가? ㅡㅡ;;)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위와 같은 추측을 (비록 제멋대로의 추측이긴 하지만) 전제로 할 때 리쿠와 타카오는 매우 닯았으면서도 다르다. 뭔가 아스트랄한 명제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라. 둘다 자신이 소중히 했던 존재를 2년 전의 사건으로 잃게 되었지만 결국에 가서는 리쿠는 아마네, 즉 네네에 의해 숙주로 선택된 반면 타카오의 소중한 존재는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숙주로 선택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결과론적으로는 리쿠가 관수가 되다 만 요상한 존재가 되었듯 타카오 또한 관수는 아니지만 인기 사용자를 가볍게 썰고 다니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5) 인기
인기의 첫번째 효용과 두번째 효용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들이 없을 것이다. (물론 읽은 분에 한해서...) 우선 인간이 관수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첫번째 기능이고 인간에게 관수에게 대항할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두번째 기능이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중에 한가지는 도대체 어째서 타카오가 인기사용자들을 무수히 죽여가면서 인기를 모으는가 하는 이유이다. 또한 인기가 폭팔했을 때 내뿜는 힘에 의해 관수들이 재로 변하는 이유 또한 아직 불분명하다.
여기서 필자의 오지랖넓고 대책없는 (-_-;;) 추측과 망상을 가동시켜 보면 몇가지 가능한 설명이 있지만 현재까지 나온 정보만으로는 가설이라는 이름을 가져다 붙이기도 힘들기에 생략한다. 하지만 한가지 어느정도 신빙성 있는 설명이 있다면 그것은 인기가 관수를 소멸시키는 무기로도 작용하지만 이것을 많이 모은다면 구희로 변태 혹은 진화한 인간을 다시 원래대로 돌리거나 안식을 가져다 주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가설이다. 이러한 가설과 타카오-구희 연관설을 접목시키면 타카오는 불쌍한 자신의 옛 연인 혹은 가족에게 안식을 가져다주기 위해, 혹은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리고 감염원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숙주인 감염원을 거슬러 올라가 구희를 찾아내려는 노력의 일환일지도 모른다.
뭐 여기까지가 그나마 신빙성이 있다는 가설. 좀더 망상을 확대시켜보면 타카오가 인기보유자를 도둑놈이라고 지칭한 것과 하나 달라는 말에 분노한 점으로 미루어 볼때 인기가 과거 타카오의 소중한 사람 그 자체, 혹은 소중한 사람의 인간성의 파편이라고 생각해 볼수도 있다.
# by | 2008/08/16 17:06 | 만화 리뷰 | 트랙백










